손흥민, 토트넘 유로파 우승으로 커리어 첫 트로피 품다

토트넘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열린 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브래넌 존슨이었다. 전반 42분, 파페 사르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존슨이 문전에서 마무리하며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이 한 골은 결국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결승골이 되었다.
경기 내내 토트넘은 맨유의 공세에 맞서야 했지만,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눈부신 선방과 수비수 미키 반 더벤의 헌신적인 수비 덕분에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 대신 그라운드를 밟으며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팀의 승리를 확정 짓는 순간주장으로서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우승은 토트넘에게도 오랜 가뭄을 해소하는 결과였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들어 올린 공식 대회 트로피이며, 유로파리그(전신 UEFA컵 포함)에서는 통산 세 번째 우승(1971-72, 1983-84, 2024-25)이다. 특히, 리그 17위라는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UEL 우승을 통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손흥민 개인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우승이었다. 2010년 함부르크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PL 준우승(2016-17), 리그컵 준우승(2020-21), UCL 준우승(2018-19) 등 숱한 준우승만 경험했다. 심지어 2018-19시즌 UCL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음에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당시 결승전 선발 멤버 중 토트넘에 남아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끈 유일한 선수라는 점에서 그의 노력과 헌신이 더욱 빛났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연령별 대회) 외에는 2015 아시안컵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1980, 1988년 UEFA컵 우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UEFA 주관 클럽 대항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인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경기 후 허리에 태극기를 두르고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한것을 해냈다. 꿈이 이뤄졌다”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리그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강조하며, 한국 팬들에게도 새벽까지 응원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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