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무역 전쟁 종식되나?..전 세계가 숨죽인 ‘15% 타협’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품목 대부분에 대해 15% 관세를 적용하고, 일부 항공기, 증류주, 의료기기 등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EU 측과 협의 중이다. 이 같은 합의는 4월 이후 EU산 제품에 적용된 기본관세 10%를 포함해 사실상 기존 평균 관세 4.8%에서 큰 폭으로 인상된 결과로, 합의가 현실화될 경우 ‘현상 유지’에 가까운 타협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27.5%에 달하는 EU산 자동차 관세율이 15% 수준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철강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측이 항공기 등 일부 품목의 관세는 양보할 수 있지만, 철강 품목에 부과된 50% 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이번 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협상 기한인 8월 1일까지 합의가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EU는 약 930억 유로(한화 약 150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이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항공기, 버번위스키 등 미국산 제품 전반을 포괄하는 강력한 대응 조치로, 24일 회원국 간 표결이 예정돼 있다. 다만 이 조치는 미국이 실제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경우에만 발효될 예정이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베를린 회담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한 진전을 주제로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가능한 한 낮은 관세와 안정성을 원한다”고 밝혔으며, 유럽이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협상 결과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 때문에 최종 합의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미국-EU 관세 협상에 대한 보도에 대해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가변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인공지능 서밋 연설에서 “EU와 심각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하면 관세를 낮춰줄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일본과 체결한 15% 상호관세 기준이 EU와의 협상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 중인 한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와 업계는 향후 전개될 미-EU 합의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으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간 고위급 회담이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회담에서는 5월 제네바 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초고율 관세 상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당시 양국은 미국이 중국에 145%, 중국이 미국에 125% 부과하던 관세를 90일간 각각 115%포인트씩 낮추는 데 합의했으며, 이번 협상을 통해 이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세계 무역 질서는 다시 한 번 긴장 속에 놓여 있다. EU, 일본, 중국 등 주요 교역국들과의 관세 협상이 잇따라 진행되며,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복잡한 셈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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